90.이익률과 이익
나는 예전에 미국의 판다 익스프레스 회장 앤드류에게 우리 상품의 이익률이 높다고 자랑했다가 혼난 적이 있다. 회사가 효율적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자랑하기 위한 말이었지만 상품 원가율도 낮다는 것을 알고 주의를 받은 적이 있었다.
상품 원가율이란 상품 판매액 대비 상품 제조원가 비율이다. 이 비율이 낮다는 것은 상품 이익률이 높다는 뜻과 같다. 예를 들어 1불짜리 상품의 원가가 20센트라고 하면 원가율은 20%고 이익률은 80%라는 뜻이다. 즉 원가율이 낮거나 이익률이 높다는 것은 이익이 증가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런 상관관계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여기에 회전율이라는 개념이 들어가면 이익률이 낮아도 이익은 높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익률이 낮아도 수익이 높다는 뜻은 박리다매 형태로 사업을 한다는 뜻이다. 반대로 이익률이 높고 이익도 높다는 뜻은 경쟁자가 없는 독점 상태란 뜻이다.
아마 사업가로서 가장 환상적인 상태는 독점사업을 하는 경우일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독점사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더 많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현재 독점 상태일 뿐이지, 영구적인 독점 사업은 거의 없다. 독점적 사업을 하려면 독점기술이 있거나 지역점 독점, 혹은 자격 독점이어야 한다.
최근 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 거의 독점에 가까웠던 사업의 예는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다이아몬드 채굴, 생산 및 소매 회사인 드비어스 그룹(De Beers Group)이다. 거의 한 세기 동안 드비어스는 다이아몬드 생산을 독점했다. 그러나 시장과 그 밖의 규제 요인으로 1980년대 후반 약 85%에서 2020년 말, 약 23%로 시장 점유율이 감소했다. 이 밖에도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 경쟁업체가 업계에 진입할 수 없는 자연적 독점도 존재한다.
하지만 결국, 일반 사업에서는 이런 독점을 통한 높은 이익률을 장기적으로 확보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현재 높은 이익을 내가 있는 사업가들은 이 독점 시장에서 독점을 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 방법은 이익을 줄이고 상품 원가율을 높여 더 높은 고품질의 상품을 같은 가격에 제공하거나 이익률을 낮추는 대신 상품 가격을 내리는 것이다. 이런 아법으로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려는 경쟁자들이 도저히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런 방식도 독점적 사업의 다른 모습이다.
따라서 현재 자신의 사업에 아직 경쟁자가 없고 이익률이 높다면 지금부터라도 경쟁자가 진입하기 전에 미리 상품에 대한 품질을 더 올리려고 노력하거나, 가격을 내려서 다른 경쟁자들이 아예 시장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만드는 전략을 고민하기 바란다.
나는 미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늘 경쟁자들보다 앞서고 있었지만 2~3년이면 누군가에게 따라 잡힐 것을 염두에 두고 매년 새롭게 개선할 곳을 찾아 우위를 지켜갔다. 경쟁자가 배달할 때 현장에서 직접 만들었고, 경쟁자가 현장에서 만들때 독립 스토어에 주력했다. 그 역시 따라왔을 때 이미 외국에 매장을 만들었고, 로드샵을 만들거나 합병 하는 등 매순간 경쟁자가 따라올 것을 예측하고 몇 년씩 앞서 나가는 고민을 끊임없이 하면서 사업을 키웠다. 지금 사업을 잘하고 있는 분들도 나와 같은 고민을 미리 하기를 바란다. 사업가들은 언제나 현재 자신의 회사가 미래의 자신의 회사와 경쟁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