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직원들을 힘들게 하는 사장의 패턴들
종교나 정치 성향이 사업 목적인 사장은 일보다 직원들을 힘들게 한다. 기도로 시작하거나 끝없는 정치 평론은 일을 힘들게 만든다. 박애주의가 몸에 밴 착한 사장은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직원들까지 희생시킨다. 사람이 좋아 욕 할 수도 없어서 더욱 직원들은 힘들 뿐이다.
부부가 공동 사장인 경우는 매일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를 강요받는 느낌이다. 서로 다투면 누구 편을 들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머리가 둘이라 지시도 둘이다. 그런데 급여는 한 사람만 준다.
손님이 나가기만 하면 욕하는 사장, 내가 퇴근하면 무슨 소리 할지 뻔하다. 알아서 참 잘하네~ 라며 가스라이팅 하는 사장. 알아서 잘하기가 얼마나 힘든데... 업무 중에 가장 힘든 업무가 사장님 속마음 읽기라는 것은 모른다.
62.작은 친절과 불편한 친절
품성이 원래 좋고 평소에 친절한 사람도 친절의 종류가 다양하고 심지어 어떤 친절은 악이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것을 모를 수 있다. 경영자는 작은 친절을 베풀 때도 후속 파급 효과를 언제나 고려해야 한다.
길을 묻는 노인을 아예 목적지 근처까지 모셔다드리는 바람에 아르바이트생 혼자 손님을 상대해가며 진땀을 흘리게 하거나, 젊은 여성에게 자리를 양보받자 얼굴이 파래진 중년 남자를 본 적도 있다. 50살 다 된 연예인들이 길거리에서 방송 중에 중년 여성에게 어머니라고 부르는 바람에 혼나는 장면도 있다. 이처럼 지나친 예의나 친절은 오히려 타인을 불편하게 만든다. 그래서 친절이라고 모두 훌륭하고 선한 것이 아니다.
작은 선은 큰 악을 키우기 마련이고 큰 선은 작은 악에서 무너진다. 그래서 옳고 그름을 판단을 할 때는 더 멀리서 바라봐야 한다. 마땅히 지적해야 할 직원의 실수를 방치하면 나중에 모든 직원에게 권리가 돼 버린다. 그까짓 봉지 커피 몇 개 가져간 것이 뭘 대수라고 생각했다가 더 많은 직원이 커피를 가져가고, 결국 제때 수습하기 못해서 커피 자체를 없앨 수밖에 없게 된다. 결국 모든 직원이 커피를 먹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사장은 친절을 베풀기 이전에 다음 세 가지를 스스로 자문해 봐야 한다.
첫째, 이 친절이 앞으로 평생 유지할 수 있는 것인가? 둘째, 지금 베푸는 친절이 회사가 열 배, 백 배 커져도 유지할 수 있는 것인가? 셋째, 이 친절을 위해 혹시 가까운 사람이 희생되고 있지 않는가?
어떤 친절은 한번 베풀었다가 그만두면 다음에 욕 먹는 친절이 있다. 선물용이라기에 예쁘게 포장까지 해서 줬더니 다음에는 포장해 주지 않는다고 화내는 손님도 있다. 어떤 친절은 회사가 커지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친절도 있다. 점주들에게 선 배달 후, 결제를 허용했다가 회사가 커지면서 결제 대금 관리와 재고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흑자 도산하는 회사도 있다. 어떤 친절은 내 가족이나 가까운 직원들의 희생이 담보된 상태의 친절도 있다. 친구에게 회사 주차장을 사용하도록 편의를 봐주는 바람에 하급 직원 한명이 차를 가져오지 못하게 되거나, 잘못 인쇄된 프린트물의 오타로 온 직원들이 수정 스티커를 붙이게 되는 일에는 가까운 주변의 희생이 요구된다. 이런 세 가지 문제가 걸리면 친절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언제나 나의 친절이 가까운 이들의 희생 없이, 회사가 아무리 커져도 계속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베풀어야 한다. 이것을 벗어나면 의미 없이 의무가 되거나 비용이 증가하거나 주변의 지지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63.지분을 주기보다는 이익 배당이 낫다.
회사가 막 설립되어 직원이 서너 명 정도 있는 사장들의 고민 중에 하나는, '어떻게 직원들이 주인 의식을 갖고 일하게 만들 수 있을까'다. 그래서 생각해 내는 것이 '지분을 주면 어떨까'를 생각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분을 주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정 그런 마음이 들면 차라리 이익 배당을 하는 것이 좋다. 직원들 입장에서도 아직 이 회사의 가치도 모르겠고 정을 붙이고 일을 할지 말지도 모르겠고 회사가 계속 성장할지, 망할지도 모르는 장래가 불분명한 회사의 지분을 갖느니 차라리 지금 당장 돈을 더 받는 것을 좋아한다.
설령 지분을 준다 해도 주는 사장은 3%도 많아 보이는데 받는 사람은 30% 줘도 마음에 차지 않는다. 회사의 미래 가치를 상상하는 수준이 다른 데서 생기는 자연스런 오차다. 문제는 이 오차가 너무 커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사람은 화가 나고 한 사람은 모욕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지분이 나뉘어 있으면 투자를 받거나 매각할 때도 여전히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그에 해당하는 이익을 매분기, 혹은 매년 정산해서 이익 배당을 해주는 것이 사장으로서는 훨씬 유리하다.
특히 사장은 회사의 실제 성장률에 근거한 매출과 이익에 대한 구체적 상상력을 잘 발휘해야 한다. 내 회사가 현실적으로 가장 잘 성장하면 어디까지 성장할지를 그려봐야 한다. 그 수준에 도달했을 때 해당 직원이나 임원들에게 얼마의 배당이 돌아가면 모두 만족할지 다시 상상해서 그 지점에 목표를 두고 보너스나 배당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목표가 구름에 닿아 있는데 실제로는 2층에 있고, 구성원 누구도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면 구름에 맞춘 보너스 정책은 아예 의미가 없다.
반대로 저절로 별 노력 없이 현재 여력으로 그럭저럭 올라갈 수 있는 자리를 목표로 두면 그 또한 효율성 없이 보상만 지불하게 된다. 그래서 현실 가능한 지점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면 도달할 지점에 목표를 둬야 한다.
참고로 나는 목표를 내가 하고 있는 것의 열 배 앞에 둔다. 내가 하루에 첫 불을 벌었을 때는 만 불에 목표를 두었고 만불을 벌었을 때는 10만 불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회사 목표를 정할 때 첫 5년은 일 년에 2배, 5년 후부터는 매년 30% 정도 수준으로 목표를 잡는 편이었다.